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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타일 - 김금희Book 2024. 7. 1. 12:35반응형크리스마스 타일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작가 김금희가 데뷔 13년 만에 첫번째 연작소설을 선보인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명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반짝이는 일곱편의 소설 속에 담아냈다. 조금씩 연결되어 있는 인물들의 각기 다른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담은 이 연작소설에는 쿠바에서 보낸 크리스마스에 작은 기적을 만난 방송작가 은하, 사랑에 대해 함께 이야기한 밤들이 모두 특별했음을 깨닫는 영화학도 한가을, 아홉살의 크리스마스에 처음 만난 남자애와 스무살까지 이어온 인연을 떠올리는 진희, 오랜 세월 함께한 반려견을 잃고 그 상실을 치유하고자 오래된 인연들을 다시 찾은 세미, 맛집 사진만 보고 상호를 맞힌다는 인플루언서 현우와 그를 촬영하는 방송국의 피디 지민 등 다채로운 인물들이 그려내는 따스한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가득하다. 서로의 아픔을 감싸는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유머로 위로를 주는 김금희 작가의 이야기는 또 한번 우리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창비 온라인플랫폼 ‘스위치’에서 일부를 연재할 당시 이 작품들을 읽으며 위안을 받았다는 독자들에게 일일이 답글을 달며 소통했던 김금희 작가는 이번 책에 또한 독자에게 전하는 특별한 메시지를 담았다. 작가의 친필이 인쇄된 크리스마스카드를 초판에 한하여 만나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타일』은 크리스마스에 내리는 눈처럼 기적 같은 풍경을 선사하며 독자들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 저자
- 김금희
- 출판
- 창비
- 출판일
- 2022.11.25
김금희 작가님의 책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작가님들은 많지만 그분들의 수필까지는 좋아하지 못한 적도 있었는데, 김금희 작가님의 책은 소설도 수필도 다 좋아합니다. 종종 생각이 날 때, 롯데타워 4층 영풍문고에 있는 작가님의 세션을 찾아 제가 읽지 않은 책을 가져오곤 해요. 그렇게 가져온 책 중 하나가 크리스마스 타일입니다.
제목에 크리스마스가 들어간지라 아껴두고 겨울에나 읽을까 했는데, 사두고 안읽는 성격이 못되어 결국 햇빛이 쨍한 어느 초여름에 책을 들었습니다. 책에는 여러 명의 주인공이 유기적인 관계로 얽혀있지 않은 듯 얽혀 나오는데요. 각각의 사는 이야기가 너무 우리네 삶과 닮아 늘 그렇듯 위안을 얻었습니다.
저는 종종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는 페이지의 모서리를 접어두곤 합니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책을 다 읽고서, 해당 페이지만들을 펼쳐 다시 볼 수 있고 다시 보면서도 내가 어느 부분이 좋았지, 아 이래서 좋았구나 하고 곱씹어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당연하게도 크리스마스 타일 책의 이곳저곳이 접혀 있는데 몇가지 기억나는 구절을 공유해봅니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배운게 하나 있어. 사람들이 여기 오는 데도 나름의 힘이 필요하다?
용기가 없으면 병원에 올 수가 없어. 수치심을 이기고 여기로 오는 거야. 다르게 살고 싶어서."
-101p표면적인 행동의 이면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우리는 곧잘 생각하지 못합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서 외면하는 경우가 다반사일테니 사실은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죠. 나 대신 누군가의 내면을 고민해주는 주인공을 만나면 항상 이렇게, 마음이 저릿해오곤 했습니다. 그게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 중에 하나에요. 책은 모든 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서 자기 이야기를 서술하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위와 같은 저런 문장들, 제가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듣고 보면 꼭 제가 들은 것처럼 멍해지곤 하더군요.
그 말을 하는 주찬성의 얼굴이 너무 담담해서 나는 문득 걔 손을 잡고 엉엉 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고 싶은 마음과
그럴 수 있는 자격은 다른거니까
나는 다 익은 고기를 한 번 뒤집었다.
-171p책은 과거와 현실을 옮겨다니기도 하는데, 그 안에서 충분히 어른이 된 것 같음에도, 그 나이에 걸맞는 무언가를 결정하기엔 또 너무 어린아이 같아진 주인공들의 생각을 읽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린 아이로 결정하기 어려웠던 것들이 쉬워질 무렵, 이제 제 나이에 걸맞는 결정이 또 다시 어려워지는, 그래서 또 나보다 더 어른을 찾게되는. 매번 어린 저를요.
책의 '소봄'을 보면서 치열했던 20대를 떠올리고, '지민'을 보며 조금은 성숙해졌다고 느낀 최근의 30대의 생활을 반추했습니다. 시간은 흘러가고, 여전히 더 커야지만 풀 수 있을 것 같은 어려운 일들로 저는 여전한 어른아이 같다고 느끼지만, 또 제 3자의 눈에는 제가 부쩍 자란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마지막도 어쩌면 현실감 있게 끝나는 것 같아 마무리가 좋았습니다. 콘크리트 같이 단단해보이는 삶을 말랑하게 녹여내는 작가님의 필력도 좋았고, 그 콘크리트 길이 다소 냉소적이어 보일지라도, 잘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외려 우리가 단단히 잘 다져온 길이라는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아. 마음 따뜻한 책이었습니다.
한동안 그만 두었던 독후감을 계속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책을 읽고 느낀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소통해 주세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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