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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의 단어 - 이기주Book 2024. 7. 2. 09:07반응형보편의 단어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누일 곳이 필요하다. 아무리 내면이 강인한 사람도 홀로 감당하기 힘든 고난을 겪으면, 친밀한 타인이나 눈에 익은 무언가에 마음을 기대기 마련이다. 실로 그렇다. 삶이 흔들리는 순간 우리의 마음을 지탱해주는 건 낯설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익숙하고 평범한 것들이다. 예컨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읽고 쓰고 말하고 떠올리는 보편의 단어야말로 삶을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지 모른다. 입소문이 만든 밀리언셀러 『언어의 온도』와 스테디셀러 『말의 품격』으로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한 이기주 작가가 신작 산문집 『보편의 단어』를 들고 우리 곁을 찾아온다. 그간 섬세한 시선으로 일상에 숨겨진 삶의 본질을 길어 올린 이기주 작가는 이번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평범한 단어들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 희망과 후회, 생명과 죽음 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작가가 행간에 심어놓은 묵직한 질문을 이정표 삼아 책 속의 길을 산책하다 보면, 각자의 삶을 떠받치는 단어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삶의 풍경이 어떠한지를 새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 이기주
- 출판
- 말글터
- 출판일
- 2024.01.11
서점을 들르다 눈에 보이면 꼭 사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이기주 작가님의 책입니다. 몇 번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눈길을 주고 받는 문장들에서 많은 위로를 받아왔어요.
내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 날, 그래서 어떤 위로가 필요한지 모르는 날에 이기주 작가님의 책을 보며 이런 문장이 필요했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에게 책은 지적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보다 위로의 무언가인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보편의 단어는 작가님이 선정한 단어들에 대해 곱씹어보고, 거기에 대한 생각과 연관된 일들을 서술하여 풀어낸 책입니다. 그래서 작가님의 평소 생각을 많이 엿볼 수 있었습니다. 웬일인지 모두 두 단어로 끝나는 단어들 중에서, 저도 괜히 곱씹어 보게된 단어들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도 책 모서리를 접어 그 단어들을 마음에 품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버틴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는 사람을 자기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수동적이고 미온적인 사람으로 취급한다. 온당하지 않은 평가다. (생략)
어떤 면에서 현재를 꿋꿋이 버틴다는 건 몸과 마음을 건사하면서 후일을 도모한다는 걸 의미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더라도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묵묵히 버티고 있다면, 스스로를 힐난하거나 자책할 필요가 없다.
꾸역꾸역 현실을 견디면서 세월을 건너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277p건사라는 단어를 주제로한 글에 나온 글입니다. 저는 살면서 버틴다는 단어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취직을 하면서, 회사에서 해내기 어려운일을 어떻게든 헤쳐나가면서 버티자 라는 단어를 곧자주 마음에 새겼습니다. 그러면서 저보다 먼저 이 길을 걸었던 주변 친구들, 선배들, 그리고 부모님을 보면서 어떻게 이 고단함을 한마디 불평없이 견뎌냈을까 새삼 존경스러웠어요.
버티는 것이 한 곳에 머무르는 느낌을 주지만, 그 날들이 쌓이면 언젠간 한발짝 나아간 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늘 느낍니다. 결혼 준비가 그랬고, 취직이 그랬고, 어른이 되는 과정이 그랬습니다. 이것만 버티자 버티자 하고 버텨내니 어느순간 가끔씩 만족스러운 제 자신을 보면서, 결국 나아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작가님의 저 생각에 저는 너무도 공감합니다.
작가님의 책은 이런식입니다. 다소 가벼워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음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인거죠. 책의 말미에 나오는 이 문장들을 되뇌면서 제가 저를 잘 돌보고 있었는지 돌아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작가님도, 그리고 버티는 삶을 살고 있는 모두가 건사하시길.
미약한 독후감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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