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기록 1. 팀장이 퇴사자를 대하는 마음
팀장이 되고 첫 퇴사자가 나왔다. 전임 팀장님한테 들은게 있었기 때문에 예상 못했던 것도 아닌데, 이야기를 듣고 화부터 났던건.
바보같이 진심으로 마음을 준 순진한 나 때문이었다.
그렇지. 사회생활이 이렇지 않았지. 아직도 너는 이걸 모르지.
미운 마음을 가리는 것 쯤이야 사회생활의 매너이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게 예의 같은 것.
거기에 속지 않는게 프로 직장인이었는데.
아직도 나는 이걸 모른다.
당장 일주일 뒤부터 그만 나오고 싶다는 다소 냉정한 말에
나는 내가 공들여 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걸 어쩔도리 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인수인계를 위해서 충분히 시간을 둬야 한다던가, 회사에 퇴사 프로세스가 별도로 존재한다던가. 하는 공허한 말들을 하면서
나는 다시 모아지지 않을 것 같지만, 열심히 흩어진 것들을 주워 담으려고 노력했다.
사실 흩어진건 내가 아니었나. 뭐가 흩어진지도 모르고, 모니터 안에서 열 장 넘게 적혀있는 퇴사 가이드만 스크롤 했다.

첫 회사를 그만둘 때 모시던 팀장님이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네가 내 나이가 될 때쯤, 그리고 네가 하나의 팀을 맡게 될 때 쯤. 네가 나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준건지. 그때 쯤 알게 될거라고.
퇴사가 나쁜게 아니라, 퇴사자가 미운게 아니라.
그 많은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마음만 쌓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던 내가 답답하다.
어쨌거나 조금 더 잘 보내줄 수 있었는데, 마지막이 데면해서 미안하다고.
잘 보내줄 생각보다, 잘 정리할 생각이 앞선던 것도 맞다고. 사실 너무 냉정한 네가 조금.. 밉기도 했다고.
이제서야 여유가 생긴 초짜 팀장이 나즈막히 전해보는 진심.